2017(80승82패 AL 서부 2위) : 먼저 한 일은 좌익수 찾기. 월드시리즈가 끝나기 무섭게 디트로이트에서 카메론 메이빈을 데려왔다. 지난해 에인절스는 무려 8명의 좌익수가 들락날락 했지만 적합한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또 다른 구멍이었던 2루도 새 주인을 들였다.

워싱턴에 두 명을 보내고 대니 에스피노사를 영입했다. 두 선수의 합류로 최소한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물론 이 전망은 빗나갔다). FA 시장에서는 많은 돈을 쓰지 않았다. 루이스 발부에나(2년 1500만)와 제시 차베스(1년 575만)가 투타에서 가장 큰 돈을 쓴 선수들이다. 초반 기세는 하늘을 치솟았다. 4월10일 시애틀전은 천사들의 합창이 울려퍼진 경기였다. 에인절스는 3-9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9회말에 돌입했다. 앨버트 푸홀스의 시즌 첫 홈런이 나올 때만 하더라도 아무도 이 경기가 뒤집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에인절스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더니 타자 일순으로 나온 푸홀스가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그리고 클리프 페닝턴의 끝내기 안타로 기적 같은 대역전극을 완성했다(10-9). 에인절스는 9회까지 6점 이상 끌려가는 경기에서 346연패 중이었다. 다음날 텍사스전도 0-5 열세를 막판에 뒤집었다. 9회말 3득점으로 동점을 만든 뒤(또 푸홀스) 연장 10회말 카를로스 페레스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첫 8경기 6승2패로 당당히 지구 1위에 오르면서 예전하고 다른 끈질긴 저력을 보여줬다.

4월 연승과 연패를 반복한 에인절스는 5월말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이크 트라웃이 2루 도루 과정에서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당초 골절상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대 파열이 밝혀져 수술이 결정됐다. 트라웃이 한 명 더 있어도 모자란 판국에 6~8주 동안 트라웃 없이 버텨야 하는 위기. 시즌 의지를 꺾는 소식이었지만, 에인절스는 6월까지 5할 승률을 기록했다(42승42패).
힘겨운 전반기가 끝나자(45승47패) 후반기와 함께 트라웃이 복귀했다. 그러나 트라웃 효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았다. 에인절스는 되려 7월 22경기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다(9승13패). 방향을 바꾼 것은 8월. 4연승에 이은 6연승으로 리그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61승58패). 에인절스는 사활을 걸기로 했다.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은 조용히 지나갔지만, 8월에 저스틴 업튼과 브랜든 필립스를 트레이드 해왔다. 메이빈에서 업튼, 에스피노사에서 필립스로 교체된 것은 자동차 배기량이 800cc에서 2000cc로 바뀐 것이었다.
에인절스는 9월 첫 14경기도 7승7패로 '5할 전문가'의 면모를 보여줬다. 와일드카드 2위 미네소타와 한 경기 차로 여전히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대진운이 없었다. 하필 클리블랜드와 휴스턴을 연달아 만나면서 6연패를 당했다(텍사스 1경기/클리블랜드 3경기/ 휴스턴 2경기). 9월28일 화이트삭스전에서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고 무릎을 꿇었다.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마지막 14경기 4승10패(.286)에 그쳐 소기의 성과가 될 뻔 했던 5할 승률도 맞추지 못했다. 한편 에인절스는 올해부터 공식 명칭에서 애너하임을 제외했다. 이 사안은 2013년 9월 애너하임 시의회 투표를 통해 결정된 바 있다. 그동안 익숙하다는 이유로 그대로 뒀는데, 올해부터는 애너하임을 빼고 LA 에인절스가 됐다.
Good : 역시는 역시인가. 비록 48경기를 놓쳤지만 트라웃은 트라웃이었다(.306 .442 .629).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리그 1위. 지난해 홈런 하나를 치지 못하면서 30-30클럽을 놓쳤는데(29홈런 30도루) 이번에는 도루가 부족했다(33홈런 22도루). 조정 ops 187, 조정득점창조력(wRC+) 181은 에인절스 역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여기에 볼넷/삼진 비율(1.04) 순수 장타율(.323)도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과거 누구와는 다르게 발전이 있는 타자가 됐다.
9월30일 시애틀전에서는 홈런 두 방을 터뜨리고 통산 200홈런을 돌파. 26세 이전에 200홈런을 넘어선 네 번째 아메리칸리그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팍스 맨틀 에이로드). 적은 출장 수에도 불구하고 MVP 후보로 급부상 했는데, 결국 처음으로 2위권 밖으로 밀려났다(4위).